흔한 직장인이 이사 때 사용해본 3M 프로그립 1000 사용후기
* 본 포스팅은 국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20대 후반의 최성원님이 남겨 주신 소중한 고객 후기 입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물류센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3M 장갑을 오랫동안 사용해왔다고
하시는데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3M 장갑을 사용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후기로 작성해 주셨습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물류센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일하러 나가면 현장에는 항상 3M 장갑이 비치되어 있었다.
새벽에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작업하기에 가장 편한 복장으로 나가는데,
물류 상하차 일이 몸만 편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손’도 편해야 한다.
물류센터 상하차를 하다 보면 손이 아주 중요하다.
일할 때 아무 장갑이나 끼면 어떠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험해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하차를 하다 보면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이 ‘거울’이나 ‘유리’와 같이
중량이 많이 나가는 제품들인데 파손의 우려가 있어서 운반을 조심스럽게 해야 하고,
따로 손잡이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운반할 때,
손의 악력도 굉장히 중요하다.
현장에서 이런 제품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떠미는 경우도 간혹 있었는데,
일반적인 면장갑으로는 이런 작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번은 거울을 운반 하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간신히 깨질뻔한 위기를 경험한 이후에는,
작업할 때 3M 장갑만 사용한다.

이제는 사무직으로 취직을 해서 크게 몸을 쓸일이 많지는 않지만,
얼마전 이사할 때, 사무실에 있는 <3M 프로 그립 1000>을 끼워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전투력이 상승했다.

예전에도 그랬는데, 이제 막 포장지를 뜯은 3m 장갑을 끼게 되면,
코팅되어 있는 석유향이 코끝에 살짝 닿으면서 일시적으로
‘손’과 ‘장갑’의 일체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작업의 능률이 올라간다.
마치, 어린 아이가 ‘비오는 날’ 장화를 신었다고
물 웅덩이에 장화를 첨벙하고 싶은 마음과 동일한데,
애나 어른이나 새것을 끼웠을 때에는 노동이 일시적으로 놀이처럼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그런데, 초장부터 무거운 ‘거울’과 ‘생수꾸러미’를 몇개만 날라보면 노동의 즐거움은 금방 사라진다.
이렇게 정신없이 일하다가 하루의 일과가 마무리 되었던,
20대 시절의 ‘물류센터’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물류센터에서는 간혹 간단한 비품이나 공구를 조립하는 잔업들도 있었는데,
그 때, 3m 장갑으로 드라이버를 돌리던 손맛을 잊지 못해서
이번 이사 때에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해체작업은 내가 먼저 나서서 자원했다.
이제는 사무직이라 육체노동을 덜 하다보니,
그냥 장갑을 끼운김에 드라이버질로 손맛을 한번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3m 장갑은 나의 대학시절 추억이 담겨있다.
그리고 이 장갑은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한번 길이 들여지면 며칠동안 쓰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한나절 정도 장갑을 끼다보면 코팅의 질감과 손의 모양이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게 되는데,
이 때에 손모양과 잘 맞아떨어지는 장갑 느낌은 묘한 일체감을 주기 때문에
손에 잘 길이 들어졌던 장갑을 잊어 버리기라도 하면 살짝 서운하기까지 했던 기억들도 떠오른다.

이날 사무실 이사를 하면서 느꼈던 손맛은 20대 시절,
상하차장에서 느꼈던 그 느낌과 흡사했다.
그런데, 3m 장갑의 묘미는 작업이 끝난 이후에 있다.
한나절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게 되는데
작업이 끝난 다음 장갑을 벋었을 때,
뽀얀 내 손을 보게 되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소소한 만족감이 드는 지점이 있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무사히 끝났구나 하는 안정감이 들기도 한다.
그 당시, 작업을 편하게 하기 위해 추리닝을 입고 작업장에 나갔다 퇴근하면,
미처 장갑을 현장에 놓지 못하고 그대로 주머니에 놓고 퇴근 하다가
한참을 지나 주머니에 그대로 장갑이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작업복을 몇 날 입는 추운 겨울에는 왼쪽 오른쪽 주머니에
둘 다 장갑을 넣고 퇴근했던 적도 있는데,
이를 알아 차리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릴수도 있었지만,
왠지 모를 아까운 마음이 들어서 버리지 않고,
항상 다음날 그대로 작업장에 들고나가 사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20대 후반 직장인 최성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