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확정 앞두고, 사망사고 최대 징역 15년… 현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확정 앞두고, 사망사고 최대 징역 15년… 현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중대재해로 근로자가 숨지면,
경영책임자는 기본 징역 1년 6개월에서 4년, 특별히 가중될 경우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게 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2026년 9월 21일 제148차 전체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의 첫 양형기준안(형량을 정하는 기준)을 내놓았습니다.
법이 처음 시행된 2022년 1월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의 일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알아두셔야 합니다.
현재 발표된 내용은 ‘기준안’이며, 향후 관계기관 의견조회나
공청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큰 틀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양형기준(형량 가이드라인)이 무엇이고, 왜 이제야 생겼을까

양형기준은 판사가 재판에서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권고 기준(가이드라인)’입니다.
이 기준은 법적으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구속력은 없습니다.
하지만 판사가 이 기준의 권고범위를 벗어나서 형을 선고하려면 판결문에
그 이유를 상세히 적어야 하므로, 실제 재판에서는 매우 강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그동안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에 대한 별도의 양형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종전의 과실치사상이나 산업안전보건범죄 등의 양형기준을 참고하여 형량을 정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사고인데도 재판부에 따라 벌금형으로 끝난 사건과
징역 실형이 선고된 사건 등 형량 차이가 들쭉날쭉했습니다.
최근 아리셀 화재 참사 재판 등에서 1심과 항소심의 형량 차이가 크게 나면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형량 한눈에 보기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 발생 시 기본 징역 1년 6개월~4년이 권고되며,
형이 가중되면 최대 10년, 특별조정 시 최대 15년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구분감경 (형을 줄여주는 경우)기본가중 (형을 무겁게 하는 경우)
중대산업재해치상 (부상 사고)징역 6개월 ~ 1년 6개월징역 1년 ~ 2년 6개월징역 2년 ~ 5년
중대산업재해치사 (사망 사고)징역 10개월 ~ 2년징역 1년 6개월 ~ 4년징역 3년 ~ 10년

표를 볼 때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 최대 징역 15년 가능
사망 사고의 가중 영역 상한은 원래 징역 10년이지만,
특별히 형을 무겁게 하는 요소(특별가중인자)가 여러 개 겹치면 상한이
1.5배로 늘어나 최대 징역 15년까지 권고될 수 있습니다.

✓ 재범 시 1.5배 가중
중대산업재해 범죄로 형이 확정된 뒤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권고 형량의 상한과 하한을 각각 1.5배 가중하도록 했습니다.
사고가 반복되는 사업장일수록 법적 부담이 훨씬 커지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법에서 말하는 ‘치상(부상)’은 단순한 찰과상이 아니라,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등을 의미합니다.

형량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들 (특별가중요소)

“위험을 알고도 고치지 않았거나, 비용을 아끼려다 사고가 난 경우”가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한 경우로 인정되어 가장 무겁게 평가됩니다.

✓ 현장의 목소리 묵살
종사자가 사고 위험에 대해 의견을 내거나 보고를 했고 개선 필요성이 명확했음에도
이를 묵살하거나 조치하지 않은 경우

✓ 행정명령 무시
행정기관으로부터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시정명령(고치라는 명령)이나 권고를 받고도 형식적으로만 조치한 경우

✓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
안전조치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사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정한 경우

✓ 안전 예산의 삭감 및 유용
안전·보건 인력이나 시설, 장비에 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용(유용)한 경우

✓ 도급계약 시 안전비용 누락
도급(하청) 과정에서 수급인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확보에 필요한 비용조차 반영하지 않은 채,
현저히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은 경우

사고 이후의 행동도 중요합니다.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증거를 숨기려 하거나, 합의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를 키우면 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형량을 낮추는 요소, 그리고 집행유예 (특별감경요소)

감경(형을 줄여주는) 요소 중 가장 눈여겨볼 것은 ‘실효적인 재발방지 조치’입니다.
피해자가 위험한 장소라는 것을 알면서도 임의로 출입했거나 안전장치를 해제한 경우,
또는 공동작업자의 예상하기 어려운 과실이 사고 발생이나
피해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경우 등은 참작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나 처벌불원(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도
특별감경요소에 포함되었습니다.

여기서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사고 이후 회사가 실제 사고 원인을 제거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등 ‘실효적(실제로 효과가 있는) 재발방지 조치’를 한 경우,
집행유예를 결정할 때 주요한 긍정적 사유로 크게 반영된다는 점입니다.
서류상으로만 시정했다고 적는 흉내가 아니라, 실제로 현장의 위험이 줄었는지를
엄격하게 따지게 됩니다.

이번 양형기준에서 빠진 것들

기업 법인에 대한 벌금형, 양벌규정, 중대시민재해 기준은 이번에 제외되었습니다.
이번 기준은 경영책임자 개인에 대한 ‘징역형’ 중심입니다.
양벌규정(법인과 행위자를 함께 처벌)에 따른 기업 법인의 벌금형 기준은
선례가 충분치 않고 재판부마다 벌금 규모 편차가 커서 추후 연구 과제로 남겨두었습니다.
제품 결함이나 공중이용시설의 문제로 일반 시민이 다치는 ‘중대시민재해’ 역시
처벌 사례가 아직 없어 이번 기준안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엇갈리는 반응, 양쪽 모두 일리가 있어요

경영계는 산업재해가 고의적 범죄라기보다 여러 변수가 겹친 과실에 가까운데,
최대 15년이라는 상한선이 경영자를 잠재적 중범죄자처럼 보이게 하여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반대로 노동계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주요 감경 요소로 들어간 것을 비판합니다.
자금력이 있는 기업이 돈으로 합의하면 형을 줄일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으며,
원래 법에는 ‘1년 이상 징역’이라는 하한선만 있었는데 양형기준이
사실상 상한선을 그어버렸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현장에서 달라질 점, 꼼꼼한 기록과 적법한 보호구 관리가 핵심입니다

앞으로는 사고 후의 수습뿐 아니라, 중대재해가 발생하기 전
평소에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실제로 개선해 온 과정이 모두 기록되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소홀하기 쉬운 것이 보호구 지급 및 관리입니다.
“대충 마스크 하나 나눠줬으니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작업 환경(분진, 화학물질, 파편 등)에 맞는 공인된 안전 등급의 보호구를 선정해야 합니다.

물론 좋은 보호구를 지급했다고 해서 경영진의 면책이 보장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보호구는 위험을 막는 최후의 방어선일 뿐, 위험 요인 자체를 없애는 ‘공정 개선’이
최우선되어야 합니다. 또한, 지급 대장뿐만 아니라 ‘올바른 착용 교육’과 ‘마모 주기 관리’
기록이 있어야만 법적 효력을 발휘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양형기준 대비, 지금 당장 점검할 체크리스트

아래 다섯 가지 항목을 꾸준히 점검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평소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적극적으로 운영해 온 사업장’임을
법적으로 증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점검 항목현장에서 실무적으로 확인 및 기록할 내용
위험 개선 요청 처리종사자(근로자)의 위험 개선 의견이나 보고를 언제 받았으며, 개선 필요성이 명확했을 때 즉시 예산을 투입해 조치했는지
시정명령 이행행정기관의 유사한 지적 사항을 법정 기한 안에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고쳤는지, 전/후 증빙 자료가 있는지
도급계약 및 공기·예산구매·공사 부서 등에서 하청업체 계약 시 안전비용을 적정하게 배정했는지,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지 않았는지, 안전 예산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지 않았는지
적법한 보호구 관리유해 인자에 맞는 KCs 인증 적용 근거, 산업용 무도수 안경 지급 내역(안경사법 준수), 착용 교육 및 교체 일지
실효적 재발방지 조치경미한 아차사고(사고가 날 뻔한 일) 발생 이후, 사고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안전보건 시스템을 실효성 있게 바꿨는지

양형기준은 최종 확정 단계를 앞두고 있지만,
법원과 양형위원회가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사고가 난 뒤 어떻게 서류를 보완하느냐보다, 사고가 나기 전에
근로자의 목소리를 듣고 얼마나 실질적인 예산 집행과 투자를 해왔느냐”를
엄격하게 묻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당장 사업장의 안전 점검 일지와
근로자 의견 청취 프로세스부터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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